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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분은 피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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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새벽에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도 무중력 상태에 빠져있죠.

아니 한동안 빠져있을것 같고,

조만간 재관람할 예정입니다.

스토리요?

스톤박사(산드라블록)가 우주에서 망원경 고치다가 사고를 당해 우주선이 파손되고

우주미아될뻔하다가 우주정거장 귀환선을 타고 지구로 내려오는 것.

이게 다에요.

게다가 이 영화의 등장인물은 두명입니다.

몇몇 사람들이 나오긴 하지만

잠시(?) 등장할 뿐이어서 실제로 등장하는 인물은 둘이고

그 마저 한명은 영화 중반을 넘기전에 우주너머로 노래와 함께 흘러갑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 단 한명의 등장인물만이 나옵니다.

그리고 배경은 계속 검은 우주에요.

(잠깐잠깐 우주선안에 들어가지만 -_-)

듣고만 있어도 엄청 지루할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이 영화는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카메라숏은 타인의 시선에서 주인공의 시선을 아주 효과적으로 넘나들면서

그 어떤 스릴러보다도 숨막히게 만들어요.

절제된 음악은

아주 적절한 순간에 터져주고

3d 효과는 엄청나게 훌륭합니다.

게다가 겨우 두명의 배우가

엄청 좋은 연기를 보여줘요.

중간에 맷(조지클루니)이 갑자기 우주선안으로 돌아오는 장면은

어지나 능청맞고 자연스러운지 깜빡 속아넘어갈뻔 했습니다.

주인공 스톤박사역인 산드라블록도 마찬가지고요.

다른 어떤 배우도 생각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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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약한 존재에요.

삶은 끝없이 고난을 안겨줍니다.

상처는

아물줄 모르고

계속 덤벼듭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우주를 갖고 살아요.

거대한 어둠속의 무중력 공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그런 공간.

우리는

거대한 우주에서 우리는 티끌만한 존재이고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떤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없는 그런 존재지만

우리의 의지는 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고

걸음을 내딛게 만들어줘요,

우리는

중력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땅은 모든것이 뿌리내리고 서있을 수 있도록 모든것을 당기고 있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힘때문에

허공에서 허우적대지 않고

기계의 힘을 빌지 않고(제트팩)

우리 의지대로 걸음을 옮기고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어요.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사이도 보이지 않는 힘이 있습니다.

서로를 당기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죠.

우리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수많은 힘 가운데 놓여있어요.

그 보이지 않는 수많은 힘이 우리를 일으켜세우고

의지를 갖게 해줍니다.

그저 몇 마디 대화,

조용히 들리는 몇조각의 음악소리,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 강아지가 짖는 소리,

산소가 줄어들어서 보이는 환상속에 이미지마저

어떤 의지를 갖게 해줘요.

그 힘은 어두운 동굴속 나만의 우주 무중력 상태를

단단한 땅에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중력이 있는 상태로 바꾸어 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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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얘기가 길었습니다.

그래비티는

걷고 싶게 만드는 영화고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고 싶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뭔가 다시 해보고 싶게 만들고

상처를 만져주는 영화입니다.

제게는 올해의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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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큰 상영관,

(아이맥스)

그리고 3D로 보는 것을 권합니다.

(쓸데없이 글자나 튀어나오게 하고 3d 타이틀 달고 가격만 비싼 영화들과는 다릅니다)

비싼만큼 충분한 체험을 하게 해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