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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전 우리밴드 형들과 공연을 하려다가

사정이 생겨서 못하고  예전 학교 동생과 같이 간단하게 공연했습니다.

예. 10년만이었습니다.

10년만에 다시 합주실에서 연습을 하고

10년만에 혼자가 아닌 같이 무대에 올라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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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릴적 꿈은

그림그리고, 글쓰고 노래하며 사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들으면 이거 완전 개미와 베짱이에 그 베짱일세~ 할 얘기지만 정말로 그랬습니다.





사실 전 (노래를 되게 잘 부르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할 만한 체질이 못됩니다.

(실력은 되는데 건방지게 체질 탓을 한단 말인가!!!! 는 아니고요....-_-;;;;

위에 썼듯이 정말 실력은 안되고요 그냥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는 얘기입니다)

아토피때문에 어렸을적 천식기가 좀 있어서 호흡도 짧고 결정적으로 비염때문에 거의 늘 코가 막혀있거든요.

(대부분의 아토피는 비염과 천식을 동반합니다)

그러니, 노래를 마음대로 할 수가 없죠.



그런데 대학 들어가서 다니기 시작한 병원에서 약을 좀 심하게 썼나봐요.

(물론 그때는 전 잘 몰랐습니다. 그냥 의사가 주는 약이니 오오~ 잘 듣는다 고맙습니다! 이랬죠)

그 약의 대부분은 강력한 스테로이드제인데, 이게 비염이나 천식에도 효과가 있거든요.

게다가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집니다.

물론 위에 적었듯이 그냥 의사가 주니까 치료제구나 하고 열심히 약먹고 주사맞고 그랬습니다.

그 덕분에 좋아진 몸으로 1998년 겨울부터 1999년 겨울까지 일년동안 꿈같이 밴드생활을 했어요.

마지막으로 공연한게 1999년의 마지막날, 12월 31일이었습니다.







2000년이 되자마자 몸이 너무 안좋아져서 여러가지로 알아보았더니 스테로이드 부작용들이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병원갔을때 한 주에 두 번 가서 갈때마다 강력한 스테로이드 주사 두방씩 맞고

하루두 번 약 한움큰씩 먹었죠.

병원에서도 이제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을것 같아서-약효도 없고- 어쩔수 없이 약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한번 인생 마감할뻔 했죠. (-_-;;; 아아...역시 만화가는 마감!!)

정확하게 1년 하고 4개월 정도를 집밖으로 못나갔습니다.

그냥 못나가는 정도면 뭐 대충 그러겠는데 반 시체처럼 지냈죠.

60키로였던 몸무게는 거의 막판에 40키로로 줄어들었고

온몸이 피투성이상처로, 머리도 다 빠지고 거의 죽기 일보직전까지 갔던 것 같아요.




그렇게 집에서만 있다보니 할 수 있는게 공상하면서  만화그리는 일밖에 없었어요.

혼자서 연습장에 이것저것 그리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웹에이젼시를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제 사정을 알고는 집으로 타블렛을 갖다주고

인터넷에 대한 여러가지 얘기를 해줘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에 뻔쩜넷을 열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생 최악의 순간이 꿈을 향해 걸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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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도 해마다 몇 개월씩 심해져서 엄청 고생하고 나아지기를 반복했어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나름의 치료들을 (참 힘들고 고되지만) 꾸준히 했습니다.

몸이 많이 안좋아도 일단 그림은 그릴수 있었고 노래에 대한 꿈도 계속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뻔쩜넷에서 윈앰프로 방송도 하고 집에서 녹음한 노래도 간간히 올리고 그랬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즐겁게 노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제가 프로가수가 되고 그러는게 꿈이 아닙니다.

열심히 글쓰고 그림그려서 번 돈으로 합주실을 마련하고

엣날 밴드 형들이랑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서 그냥 즐겁게 예전처럼 밴드해보는 것.

그래서 조그만 클럽에 모여서 공연하고 우리끼리 녹음도 해보고 그런 것!

그거였거든요.




그렇게 한해 한해 보탠게 2000년부터 지금까지 10년입니다.

뻔쩜넷 문연지는 7년이 되었고요.

지금 전 완전히 몸이 좋아지진 않았지만 계속 나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뭐 정상인에 비하면 문제가 많지만

제게는 지금도 천국같은 상태에요.

망가진 부분들도 많지만 많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10년만에 노래할 수 있겠다고 꿈을 펼쳐보게 되었으니까요.

누군가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일이

제게는 엄청나게 힘든 일일때가 많아요.

그것을 일일이 설명하기도 힘들고 어쩔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글로는 이렇게 간단히 적었지만

사실 너무나 복잡하고 긴 이야기죠.

그게 참 원망스럽고 힘들때도 많지만

생각해보면 전 꽤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이 모여서

지금을 살아갈 수 있게,

먹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으니까요.




이제 저는 다음꿈을 꿉니다.

매번 책을 낼때마다

뻔쩜넷식구들과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작은 클럽에서 편안하게 공연하는 거예요.

선물도 막 나눠주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그렇게 하려면 더 건강해져야 해요.

그리고 더 열심히 일해서 돈도 더 벌어야 합니다.



지금도 제 꿈의 일부가 되어준 뻔쩜넷 식구분들께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서 고맙다고 말씀드리지만

언젠가 작은 클럽에서 직접 앞에 모셔놓고 고맙다고 얘기할 수 있는 날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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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는 훨씬 길지만 여기서 줄일게요.

꿈은 계속 되고 있으니까요.

멈추지 않고 말입니다. ^-^